함안군(군수 조근제)과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소장 오춘영), 경남연구원(원장 오동호)은 국가사적인 함안 성산산성 제18차 발굴조사를 통해 새롭게 발굴된 목간(木簡)의 판독 결과를 공개했다.
제18차 발굴조사는 성산산성 정비 및 활용 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함안군의 의뢰로 경남연구원에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목간 2점이 발굴되었으며,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의 보존처리 및 과학적 분석을 통해 명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묵서(墨書) 목간은 총 247점으로 늘어났는데, 우리나라에서 출토된 고대 목간 중 절반이 넘는 수량이다.
이번에 추가된 목간은 다면 목간 1점과 양면 목간 1점인데 두 점 모두 소나무류로 만들었다. 기존 목간이 출토된 위치와 동일한 점에서 이 목간의 제작 시기 역시 6세기 중반 경으로 추정된다. 다면 목간은 모두 네 면인데, 세 면에 사람에게 처벌을 내린 행정 내용이 담겨있다. 양면 목간은 판독 가능한 글자 수가 적어 전체적인 내용 해석에 한계가 있었다.
<다면 목간 원문> 1면: 二月中於甘文村主等白大城□□□□(이월중어감문촌주등백대성□□□□) 2면: ...新□城□□□□□□□(...신□성□□□□□□□) 3면: □□人身中集煞白之(□□인신중집살백지)
<다면 목간 해석> 1면: 2월에 감문(甘文, 현 김천 일대) 촌주 등에게 대성(大城)은... 라고 아뢰고 3면: ...모아 죽였다
<양면 목간 원문> 1면: ...八...(...팔...) 2면: 최상단 “作(작)” 또는 “求(구)” |
이번 판독에는 성산산성 출토 목간 최초로 초분광 영상(Hyperspectral Imaging) 기술을 활용하였다.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기존 목간 판독에 사용되던 적외선(IR) 촬영에 비해 육안이나 일반 촬영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문자까지 선명하게 복원할 수 있어, 목간 판독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 초분광 영상: 수백 개의 파장 정보를 동시에 담는 고급 영상 기법으로, 특히 근적외선 영역(약 900-1700nm)을 사용하면, 육안이나 일반 IR로는 보이지 않은 미세한 먹의 흔적이나 재료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한편 함안군은 그간의 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동성벽 구간에 대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