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이후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광양시가 뜨거운 태양을 피해 시원한 자연 속에서 ‘폭포-멍’을 즐길 수 있는 여름철 힐링 명소로 어치계곡을 추천했다.
백운산 어치계곡 '구시폭포'
어치’는 ‘느린재’ 또는 ‘느재’를 한자식으로 표기한 지명으로, 산허리를 감아 돌며 완만하게 이어진 고갯길을 뜻한다. 백운산 4대 계곡 중 하나인 어치계곡은 2021년 ‘걷고 싶은 전남 숲길’로 지정된 백운산 등산로 6코스의 일부로, 구시폭포와 오로대, 용소 등 신선이 노닐었을 법한 명승이 이어지며 수려한 자연 경관을 자아낸다.
구시폭포
특히 생태탐방로의 종점인 구시폭포는 심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전설을 증명이라도 하듯 우레와 같은 함성과 맹렬한 기세로 눈부신 포말을 끝없이 토해낸다.
구시폭포
때 묻지 않은 원시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생태탐방로의 비경을 막 빠져나온 탐방객들은, 길게 깎아 놓은 가축의 먹이통 닮아 ‘구시(구유)’라 이름 붙은 이 폭포 앞에서 거침없이 쏟아지는 물줄기의 압도적인 풍경에 자신도 모르게 ‘폭포-멍’에 빠져든다.
백운산 어치계곡 '구시폭포'
구시폭포에서 임도를 따라 700m쯤 올라가면, 한여름 대낮에도 이슬이 맺힐 만큼 시원하다는 뜻을 가진 ‘오로대(午露臺)’라는 글씨가 새겨진 너른 바위가 마당처럼 펼쳐져 있다. ‘오로대’는 단오절과 한로절에서 각각 오(午)와 로(露)를 한 자씩 따온 이름으로, 옛 선인들이 단오와 한로, 두 절기에 이곳을 찾아 풍류를 즐겼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오로대 바로 아래에는 수어천의 발원지인 용소(龍沼)가 있다. 한해(旱害), 즉 가뭄이 들 때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많은 비가 내렸다고 전해진다.